틈, 빛

psyche 2009. 12. 2. 22:05 |

  면접전형이 있었던 11월 넷째주 내내, 면접 대기자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할 때면, 먼저 소속과 이름을 밝히며 간단하게 인사를 한다. 이 때, 내 소개를 끝내자마자 바로 다음 멘트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였다. 소개를 하고 나서 잠시라도 뜸을 들이면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내 인사에 대한 응답으로 박수를 칠까말까 망설이곤 하는데, 나는 조금이라도 그런 망설임, 부담감을 지원자들에게 주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사실 더 궁극적인(?) 이유는 박수를 받는 것이 내겐 매우 어색한 일이었기 때문에, 아예 지원자들이 박수를 칠 수 있는 틈을 주지 말자는 것이 내 의도였다. 

  그런데 5일 간, 20여 번의 오리엔테이션 동안 딱 한 번, 내가 그 타이밍을 지원자들에게 빼앗긴 적이 있었다. 마침 그 날은 11월 24일, 내 생일. 인사 및 소개에 대한 답례로 박수를 받은 나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실은 오늘이 제 생일입니다."하고 얘기했고, 지원자들은 "워~" 작은 환호를 이어가며 박수 소리를 조금 더 이어갔다.

  그 잠깐의 순간이...
  지금 방 정리를 하다가 갑자기 떠올랐다.
  음-

 
  충동구매!! 과소비!!!!!!!! =_=;; 
  지난 주말, 새로 출간된 안도 다다오의 자서전을 사서 틈나는 대로 읽고 있다. 무려 2만원이라는 가격에 어울리지 않게 책장을 넘기며 드는 첫 느낌은 수수함. 약간 작은 판형에 다소 두꺼운 책장, 전체적으로 가벼운 책 무게와 모든 사진 자료가 흑백으로 들어가 있는 이 책 자체가 안도 다다오의 "노출 콘크리트" 컨셉을 따르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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