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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11 이별이 너무 길다
  2. 2009.06.02 인디포럼 2009 / "주먹쥐고 일어서"

이별이 너무 길다

psyche 2011. 7. 11. 22:34 |
   아마 초등학교 5학년 때 쯤으로 기억한다. 작은 아버지 댁에 종종 놀러갔었는데, 얼리어답터인 작은 아버지께서는 당시로서는 고가에 해당하는 최신 컴퓨터를 집에 구비하고 계셨다. 집에서 구경할 수 없는 칼라풀한 컴퓨터 게임들이 많았던 관계로 작은 아버지 댁에 가는 걸 아주 좋아했었는데 게임 말고도 내가 즐겨 플레이했던 게 있었으니 바로 노래방 프로그램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노래도 몇 곡 없고, 반주도 안습 수준이었으나 그 때로서는 컴퓨터에 마이크를 연결 해 그렇게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었다. 사실 노래를 불렀던 횟수보다 노래방 프로그램에 등록된 곡들을 그냥 듣고 있었던 적이 더 많았다. 이유를 잘 모르겠으나 그 프로그램에는 (그 때는 몰랐지만) 민중가요가 많이 수록되어 있었다. 노찾사의 노래가 많이 있었다. 나는 "광야에서"와 "사계"를 특히 좋아하여 여러번 반복 해 듣고 따라부르고 했었던 기억이 난다. 열두세살 무렵. 막 시작한 박소현의 FM데이트를 듣기 시작한 것도 이 때쯤. 
  마치 독고진이 국보소녀의 "두근두근"만 들으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처럼, 집회에서 "광야에서"나 "사계"가 흘러나오면 심장 박동이 유난히 빨라진다. 그리고 민폐가 될 정도로 크게 따라부르기도 하고. 얼마 전에 인디포럼2011 초청전 영화들을 보고 왔는데, 박찬경 감독의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에서 그린힐 화재 사건으로 여공들이 안타깝게 스러졌던 이야기 중 "사계"가 흘러나오더라. 맨 뒷자리에 앉아서 보고 있었는데 노래가 나오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좌석 뒤에서 팔굽혀펴기를... (다른 관객들 분께 아무런 불편을 드리지 않았음을 맹세합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 밤, 부산역에서부터 영도까지 또 신명나게, 불타는 마음으로 "광야에서"를 소리 높여 불렀고 이내 경찰분들께서 살수해주신 최루액으로 샤워를 하여 마음뿐만 아니라 온 몸이 다 불타버리고 말았다. 
   회사 다닐 때는 마인드컨트롤 한답시고, 출근 길에 꼭 심장 박동 빨라지는 노래만 들었었다. 주로 메탈. 때때로 민중가요. "불나비"는 효과 짱이다. 정말 터져버릴 것 같애! 참으로 전투적으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퇴근 길에는 내 슬픔만큼 그대가 행복하길, 나는 사랑이 뭔지 모르나봐요오오...
 

   이별이. 너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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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30 11:00  [신작전-8]  허수아비들의 땅 (90분)
  20090530 13:00  [신작전-14] 그대들의 난처한 시간
                        
바람아 불어라, 복자, 크고 작은 시내, 불안의 최전방  (81분)

  이렇게 두 섹션.
  인디포럼에 다녀왔다. 영화제가 잘 됐으면 좋겠다 - 반가운 은희씨, 성호씨.
  "주먹 쥐고 일어서"라는 슬로건은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이종필 감독의 신작 중에 잘라왔다는 영화제 트레일러도 맘에 들지 않는다.
  인디포럼 바자회에서 혁명을 팔려고 내놓았길래 우주의 전사와 함께 구입했다.
  전주국제영화제 들렀다가 근처 헌책방 거리를 어슬렁거렸던 그 이야기를 해야겠다.  

  한 주 전, 같은 자리에서 <바다쪽으로, 한 뼘 더>를 보았었다.
  상영 후 열린 GV 중에 배우 김예리씨에게 남자친구가 있냐고 물어보았었다. (진지한 질문도 했다.)
  매력적인 배우다. 유감스럽게도 모두가 동의하는 듯.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인디포럼 영화를 보러 가요 잘 알 필요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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