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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1.05.17 CJ
  3. 2009.12.24 inimitable voice 3

Good Rain

psyche 2011. 6. 26. 01:32 |
   토요일 밤... 운동을 하고 들어왔다. 날씨가 습해서 그런건지 평소보다 땀을 훨씬 많이 흘린 듯.
  헬스 PT(Personal Training)를 시작한지 3주가 지났다.  집에서 가까운 휫니스쎈타에서 월,수,금 일주일에 세번씩 아침마다 PT를 하고 있다. 여태까지 체계적으로 운동을 배운적이 없었는데, 역시 믿을만한 커리큘럼대로 운동을 꾸준히 하니 몸에 대한 느낌이 많이 다르다. 운동을 시작한 것은 회사에서 생활하는 동안 무너진 몸의 밸런스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몸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 외에도 운동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다른 좋은 점이 있으니 그것은 확실한 "공상 타임"이 생겼다는 것. 뭐, 원래 평소에도 틈만 나면 이상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트레드밀 위에서 뛰고 있을 때, 근력 운동 사이에 잠시 쉬는 동안에는 유난히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이 솟아난다. 그리고 발전시킬만한 아이디어들은 샤워하기 전에 꼭 메모를 하고. (참, 어제 아침에는 쎈타 BGM으로, 한참동안 Nat King Cole의 Unforgettable이 흘러나왔었다. 늘 비트있는 노래가 나오기 마련인데, 아마도 실장님이 선곡 실수하셨던 듯. 그런데 그 순간이 정...말로 황홀했다.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에 별안간 눈물이 섞여 흐르는 듯 - 끄적끄적...) 

  오늘은 트레드밀에서 달리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께서 딱 보기에도 많이 무거워 보이는 덤벨을 쥐고 온몸의 반동을 이용해; 그것을 들어올렸다 내려놓기를 반복하는 모습이 거울로 계속 비쳐졌다. 어떤 부위에도 효과적이지 않은, 잘못하면 다칠 수도 있는 나쁜 자세의 운동이었다. 옆 사람이 무거운 무게를 들어올린다고, 내가 못할쏘냐 자기 분수에 맞지도 않는 무게로 운동을 하는(척 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사실 자세만 정확하다면 적은 무게로라도 훨씬 효과적인 운동을 할 수 있다. 적은 무게부터 제대로 된 자세로 배우고, 준비가 되었을 때 무게를 올려서 운동하는 것이 맞을텐데, 막무가내로 덤벨을 쥐고 이리저리 흔드는 아저씨가 안쓰럽고 조금 우스웠다.(너무 진지한 표정이...) 공부도 운동과 마찬가지인 것 같다. 주위에서 거창한 개념, 있어 보이는 철학 서적을 쥐고 이리저리 흔들어댄다고 그럴싸한 제목의 아무 책이나 붙들어 잡고 머리를 싸맬 일이 아니다. 마음이 급하더라도 공부가 필요한 분야에 대해 학습 로드맵을 짜고 기초가 되는 고전부터 승부할 일이다. 공부하는 방법만 제대로 익히면 널리 알려진 고전이 아니더라도, 학습의 맥이 통하는 책을 찾아 나만의 방법으로 소화해 낼 수 있겠지.(또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이고)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Master?)"의 존재가 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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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psyche 2011. 5. 17. 20:25 |
2008.12.29 ~ 2011.5.17

묵직한 영화를 보게되면,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또 한참이 지나서도 멍하니 앉아있게 된다.
생각을 정리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지.
지금이 딱 그런 상태...
쉼 없이 달린 탓에 거친 숨이 쉬이 멎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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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imitable voice

psyche 2009. 12. 24. 20:19 |


   화염이 채 가시지 않은 렌즈를 바라본다.
   포토저널리즘을 전공한 188 헌병중대 캡틴 Bilbo는, 내게 사격 자세를 가르쳐 주며 "마치 카메라로 사진을 찍듯" 총을 견착하라고 얘기했다.  


  "원래 그런 영화를 좋아했었어. 그런 영화"도" 좋아해." 전주국제영화제, Raymond Bellour의 마스터 클래스 참석. 상영작은 Chris Marker의 <Level 5> →
컴퓨터 프로그래머 로라는 2차 대전 중 일어났던 오키나와 전투를 소재로 한 컴퓨터 게임을 개발 중이다. 자료를 조사하고, 관계자와 목격자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녀는 전쟁 중의 특별한 상황을 자신의 삶에 대입하게 된다. 사적 기억과 공적 역사의 상관관계, 그리고 이것이 인간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에서 탐구한 올 여름, 어느 헌책방에서 Chris Marker의 사진집 [북녘 사람들](눈빛,1989)을 만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Staring Back](MIT press,2007)을 구입했다. 이런 저런 연구 주제들을 생각해 본다. 공부를 한다면 재밌을 것이다.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대학원 학생증을 발급받고 도서관을 찾아 책 한 권을 빌렸다. 그것이 학생증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의미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제이콥 브로노프스키의 [컴퓨터시대의 인간심리]. [인간을 묻는다]라는 이름으로 작년에 다시 출간된 책의 오래된 버젼.

  104의 <반드시 크게 들을 것>. 반갑고, 어떤 영화일지 궁금하다. 개봉된 <좋아서 만든 영화>는 쌤에서 있었던 시사회 이후로 편집에 바뀐 부분이 있을런지... 궁금하다. 모두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의 건투를 빈다. 

  러닝타임 168분의 <위대한 침묵>과 162분의 <아바타>.
  극한의 차분함과 극한의 정신없음을 연속적으로 경험하고 이것저것을 끄적끄적.

  끊임없이 준비하고 만들어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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