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 11시. 회사다.
오전 11시에 나와서 하루 종일 회사. 내일 진행할 상반기 인턴 입문교육 준비가 이제 얼추 끝났다. 요새 이런 저런 교육이 많은데, 멘토님까지 안 계셔서 정말 많이 바쁘다. 주말 내내 나온 건 이번이 처음. 7월만 버티면 좀 살만할 것 같은데, 모르겠다. 금융권 다니는 친구들이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밤 10시, 11시에 끝나네 뭐 그런 얘기 들으면 난 정말 그렇겐 못 살아 그랬었는데 지금 내가 그렇게 살고 있다. 이렇게 잘 견딜 줄 았았다면 금융권으로 갈 껄. 농담이고... 많이 바쁘다. 1년 내내 이러는 게 아닌 걸 알고 있으니까... 괜찮다. 좋은 경험이다.
이래저래 일 때문에 고민도 있고 그랬는데, 어제 바쁜 와중에도 일을 마치고 서울아트시네마로 달려가 - 정말로 힘껏 달렸다. 종로3가역에서 전속력으로 달려 정확히 영화가 시작하는 5시 30분에 자리에 앉았다 - 페레 포르타베야 감독의 <바흐 이전의 침묵>의 첫 시퀀스를 흡입하는 순간 모든 고민과 걱정이 티끌처럼 작아지고 이내 소멸해 버렸다. 바흐의 곡이 쏟아져 나올 때 마다 눈가에 경련이 일었다. 너무나 행복했다. 영화는... 그 천연덕스러움이 역시 장 마리 스트라우브와 다니엘 위예를 떠올리게 했고, 그래서 5월에 전주에서 만났던 <그들의 이런 만남들>이 생각났고 이이서 파베제와 토리노의 우울함과... 나의 우울함과 우울하지 않으려 함과 나를 굳이 학대하려함과...
며칠 전에는 지하철에서 어느 여성분과 눈이 마주쳤는데, 오직 피로함 때문에 - 눈을 돌리기 조차 귀찮아서 한 동안 그 눈을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눈을 바라보고 있었을 뿐 그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공간이 말라 비틀어진다. 하...루는 야근을 마치고 집에 가려는데 아슬아슬하게 막차 시간을 넘겨 택시를 잡아 탔다. 택시 기사는 자꾸 내가 탄 뒷 좌석 쪽을 힐끔거리고 나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내가 취객이길 바라는 것이었을까? 미묘하게 날이 선 밤공기에 빨간불이 켜지고 택시가 멈춰섰다. 옆으로, 뒤따라 오던 다른 택시 한 대가 멈춰섰다. 택시 기사와 그 바로 옆 조수석에 탑승한 손님이 미친 듯이 웃고 있었다. 문득 그 모습이 부러웠고, 외로웠다.
이래저래 일 때문에 고민도 있고 그랬는데, 어제 바쁜 와중에도 일을 마치고 서울아트시네마로 달려가 - 정말로 힘껏 달렸다. 종로3가역에서 전속력으로 달려 정확히 영화가 시작하는 5시 30분에 자리에 앉았다 - 페레 포르타베야 감독의 <바흐 이전의 침묵>의 첫 시퀀스를 흡입하는 순간 모든 고민과 걱정이 티끌처럼 작아지고 이내 소멸해 버렸다. 바흐의 곡이 쏟아져 나올 때 마다 눈가에 경련이 일었다. 너무나 행복했다. 영화는... 그 천연덕스러움이 역시 장 마리 스트라우브와 다니엘 위예를 떠올리게 했고, 그래서 5월에 전주에서 만났던 <그들의 이런 만남들>이 생각났고 이이서 파베제와 토리노의 우울함과... 나의 우울함과 우울하지 않으려 함과 나를 굳이 학대하려함과...
며칠 전에는 지하철에서 어느 여성분과 눈이 마주쳤는데, 오직 피로함 때문에 - 눈을 돌리기 조차 귀찮아서 한 동안 그 눈을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눈을 바라보고 있었을 뿐 그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공간이 말라 비틀어진다. 하...루는 야근을 마치고 집에 가려는데 아슬아슬하게 막차 시간을 넘겨 택시를 잡아 탔다. 택시 기사는 자꾸 내가 탄 뒷 좌석 쪽을 힐끔거리고 나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내가 취객이길 바라는 것이었을까? 미묘하게 날이 선 밤공기에 빨간불이 켜지고 택시가 멈춰섰다. 옆으로, 뒤따라 오던 다른 택시 한 대가 멈춰섰다. 택시 기사와 그 바로 옆 조수석에 탑승한 손님이 미친 듯이 웃고 있었다. 문득 그 모습이 부러웠고, 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