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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your own bitch

psyche 2011. 7. 9. 07:17 |
   막 퇴사하자마자 5월 말 며칠 간은 집 밖에 나가지 않고 방에만 있었다. 그 때 BGM(?)으로 TechCrunch 컨퍼런스 인터넷 중계를 계속 틀어놓았었는데, 어느 순간 "귓구녕"에 팍 꽂히는 문장이 있었다.

   
“Don’t be a Google Bitch, don’t be a Facebook Bitch, and Don’t be a Twitter Bitch.
   Be your own Bitch." 
 
  
중계를 계속 주시했던 것이 아니라 나중에 그 문장이 어느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검색을 해 보았었다. 그 말을 뱉은 사람은 벤처캐피탈리스트 Fred Wilson이었는데,  트위터의 수익모델 관련 답변을 하면서 인터뷰 마지막 부분에 했던 말이 그것이었다(http://goo.gl/ud7ob). "구글빠 되지 마라, 페이스북에만 매달리지 마라,  트위터가 전부가 아니다. 너 만의 길을 가라." 인터뷰 전체 문맥 상, 프레드 윌슨이 언명의 수신인으로 설정했던 것은 개발자들이었는데 대상을 조금 더 넓혀보아도 충분히 경청할 만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의 힘이 참 대단하다.  최근의 경우를 보자면 홍대 미화노동자 투쟁, 두리반 투쟁 등이 승리하는 데 SNS의 역할이 매우 컸다. 그리고 한진중공업, 성미산, 강정 등 전국 각지에서 자본주의의 횡포에 대항하는 투쟁들이 SNS로 조직화된 힘을 통해 판세를 바꿔가고 있다.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출발은 긍정적이다. 여기서 잠깐. 나는 SNS의 힘이 대단하면서 "SNS가 사회운동에 미치는 영향"을 예로 들며 글을 이어갔다. 이것은 내게 매우 자연스러운 흐름인데 그것은 내가 팔로윙하는 분들 중 많은 분이 사회운동에 관심을 갖고 실제로 참여하고 있으며 그리하여 타임라인에 운동 관련 트윗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기 때문이다.(SNS 중 주로 트위터를 쓰므로, 트위터 위주로 글을 이어갑니다-) 나는 트윗을 많이 날리지 않고, 주로 정보 수집용으로 트위터를 활용하므로, 요새 유행하는 말마따나 이것을 나의 "트윗 정체성" 때문이라 하면 어폐가 있을 것 같고 내 경우는 "타임라인 정체성"이라고 설명하면 말이 통할 것 같다. (나의 타임라인 정체성 : 노동, 영화, 투쟁, 음악, 뿌잉뿌잉, 미디어아트, 야근(응?)...) 
  그런데 종종, 그런 타임라인 정체성이 나를 어떤 틀에 가둬놓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맞팔"과 "언팔" 따위를 지속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보고싶고 듣고싶은 얘기들만 타임라인에 남기 마련이니까. (조중동이 그냥 커피라면, TOP에 해당된다는 바로 그) "뉴데일리" 필자 강재천이 팔로워가 현재 3만명이 넘는다. 이 정도면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물론 그 팔로워들 중에는 강재천을 하나의 개그캐릭터로 받아들여 조롱의 목적으로 팔로윙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진정 그의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꽤 많을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늘 그런 사람들과 맞서서 혹은 함께 살아가야 하므로 그들의 존재 자체를 망각해서는 안될 것. 예가 좀 극단적이었던 것 같은데, 비단 정치적인 이슈 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등 다른 분야에서도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나와 다른 타임라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생각의 범위를 조금 더 확장해 보면, 트위터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내가 트위터를, 페이스북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타임라인과 담벼락에 쉴 새 없이 업데이트되는 패셔너블한 소식들에 휘둘려 허상에 집착하는 것은 아닌지 자주 돌아본다. 내 생각과 행동의 주인은 오롯이 나 스스로가 되어야 하니까... 요새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타임라인을 확인하고 있는 내 모습이 문득 부끄러워질 때가 있어 될 수 있으면 책을 읽는 편이다.
   일단 Be my own bitch하고 그 다음에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SNS를 사용해야.


  방학 시즌이라 그런지 스페인어 학원 수강생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내가 속해있는 클래스도 젊은 피가 많이 충원됐는데, 덕분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가 팍팍 생긴다. 중학생도 있어!!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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