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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기억

psyche 2009. 2. 8. 01:00 |

2008년 12월 23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라디오를 켰다. 한영애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9시가 넘었군.'
- EBS 라디오,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 한영애님의 목소리말고 익숙한 목소리가 하나 더 들린다. 기억을 더듬어 본다. 언젠가 [정용실의 문화포커스]에서 들었던 목소리. 미디어아티스트 정연두. '정연두님이 또 라디오에 나오셨구나. 전시는 다 끝났을텐데.' - 이불을 걷어내고 일어났다. 물을 한 잔 마시고 환기를 시키려고 현관문을 열었는데 문 앞에 우편물 하나가 눈에 띄었다. "보낸이"는 국제갤러리. 뜯어보지 않아도 내용물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안에는 내가 찍힌 이상한 사진 한 장이 들어있을 것이다. 정연두님이 만든 이상한 "타임캡슐" 안에서 찍었던 사진 하나가. 그렇게 작은 우연 하나가 또 발생했다.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으며 일어난 아침, 문을 열자마자 마주친 그 "누군가"의 작품 속에 나의 모습.

-- 11월 어느날, 회사 면접을 보고 아무 생각없이 안국동으로 향했다. 동십자각에서 삼청동 올라가는 길. 갤러리마다 무작정 들어가서 이런저런 작품들을 감상했다. 어색한 정장. 그래서 어색한 시간과 공간. 그 때 마침, 국제갤러리에서 정연두 작가의 <Handmade Memories>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ㅡ- 지금 [정용실의 문화포커스] 진행자는 신성원 아나운서로 바뀌었고, 간판도 [문화읽기]로 바뀌어 달렸다. 임근준님의 국민학교 선배인! 정용실 아나운서의 넉살좋은 진행을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신성원님의 진행도 마음에 든다. 그리고 다가오는 봄 개편에 7년 넘게 자리를 지켜 온 한영애 선생님의 [문화 한 페이지]가 사라진다고 한다. 영어 교육 프로그램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거라고... 

  내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또 더 있을 것이다. 결코 만만하지 않을테지만 난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 요새는 예전보다 훨씬 여유가 없지만 그래도 즐겁다. 앞으로 몇 달, 아니 1년, 아니 그 보다 더 긴 시간동안, 여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아닐 수도 있지만, 일단은 그럴 것이라고 각오를 하고 있다. 내가 하기 나름일 것이다. 스트레스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산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가가 관건이다. 모든 스트레스를 조화롭게 받아들이고 시어를 뱉어내는 변태가 되어야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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