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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08 성기완, 볼빨간, 박창학 2

  내가 가장 좋아하던 라디오 프로그램, 세계음악기행.
  방송 시간이 오후 3시부터 4시까지다보니 입사한 이후로 평일엔 한 번도 못 들었었고, 
  주말에는 이런저런 일로 정신이 없어서...

  어제 오후 3시, 오랜만에 라디오 주파수를 104.5MHz에 맞췄다. 그런데 DJ의 목소리가 성기완의 것이 아니었다. '게스트인가?' 하지만 멘트 도중에 끼어드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진행자였다. 계속 들어보니 그의 이름은 박창학이라고 했고, EBS라디오 봄 개편으로 인해 세계음악기행 주말 DJ를 맡게 되었다고 했다. 박창학! 너무나 익숙한 이름이다. 윤상이 만든 대부분의 곡에 노랫말을 입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사가 중에 한 명. 처음 듣는 음성이지만 정말 반가운 목소리. 

  집에 돌아와 세계음악기행 홈페이지를 찾아갔다. 대문에 호란 사진이 크게 걸려있는 것을 보니 메인 DJ가 호란으로 바뀌었나 보다. 성기완씨가 물러나다니... 너무 아쉽다. 전기현, 권병준에 이은 세계음악기행 제 3대 DJ 성기완. 동네 형처럼 털털한 진행. 때론 한없이 감성적이었다가 필요할 땐 거침없이 할 말을 하던, 거침없는 선곡을 보여주었던 "열린" 진행자였는데. 직접 정성스레 쓴 글을 매일 읽어주던 DJ. 좋은 시를 많이 소개해준 DJ. 역대 라디오 DJ 중에 내 사연을 가장 많이 읽어준 DJ였는데... 그만큼 세계음악기행을 좋아했었고, 성기완씨를 좋아했었는데 많이 아쉽다. 

  불안한 마음에 세계음악기행 코너소개 게시판을 열어보니 '박경', '강정', '볼빨간' 등 익숙한 이름들 또한 보이지 않았다. 소설가 한강을 연상시키던 박경씨의 조용조용한 말투가 그립다. 원초적인 아픔, 그 밑바닥을 사정없이 긁어대던 강정의 목소리가 그립다. 그리고 볼빨간! 우리의 영원한 '호프'. 성기완씨와 찰떡콤비를 이루었던 "서유다"가 세계음악기행을 떠났다니 이거 정말 너무 슬프다. 그의 목소리를 이제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 (혹시 게스트로 나오는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 라디오 프로그램 개편 시즌이 되면 늘 아쉬운 마음과 반가운 마음이 공존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의 개편을 보면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다. 
    한영애의 문화 한페이지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영어 프로그램이 들어섰다. 
    이런 예는 굉장히 많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라디오뿐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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