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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21 새벽, 도쿄
  2. 2011.05.17 CJ
  3. 2010.02.11 어두운 곳에 모여있는 사람들 4

새벽, 도쿄

hor-champ 2011. 6. 21. 21:47 |
   

  여기는 2010년 7월 17일 도쿄, 새벽 4시가 조금 지난 시각. 벤치에 앉아 잠깐 눈을 붙였다 새소리에 잠을 깼다. 어제, 그러니까 7월 16일 도쿄에 도착해서 혼자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17일 0시, 롯본기 토호시네마에서 <인셉션>의 일본 프리미어 상영을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 이곳 21_21 DESIGN SITE까지 걸어왔다. 20분쯤 걸었나. 극장에서 여기 미드타운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다. 낮에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햇빛이 쏟아지더니, 한밤중이 되어서야 바람 선선하게 불어주는 기분 좋은 날씨. 사람은 아무도 없고, 가끔씩 지나가는 자동차들은 마치 다른 세계에서 길을 잘못 들어 배회하는 듯 그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안도 다다오의 구상에는 한 여름 인적 없는 새벽, 다른 나라에서 온 이방인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라는 컨셉은 없었겠지. 존재하지 않던 시간, 존재하지 않던 공간. 아직 꿈을 꾸는 듯 한참동안 멍하니 벤치에 앉아있다. 점점 하늘이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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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psyche 2011. 5. 17. 20:25 |
2008.12.29 ~ 2011.5.17

묵직한 영화를 보게되면,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또 한참이 지나서도 멍하니 앉아있게 된다.
생각을 정리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지.
지금이 딱 그런 상태...
쉼 없이 달린 탓에 거친 숨이 쉬이 멎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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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에서 나오니 저녁 9시. 비는 그쳤다. 
  <뱀파이어> 마지막 에피소드 상영 종료시각은 9시 반. 상영 종료 후 진행될, 정성일씨의 '씨네토크'를 듣기 위해 택시를 타고 서울아트시네마로 향한다.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는지, 잠결에 간간히 와이퍼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안국역에서 내려 낙원상가로 걸어간다. 

  9시 40분, (불꺼진 매표소) 시네마테크 로비에 도착. 한산한 로비에는 시네마테크 지킴이 분들만. 
  지체없이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 뒤에서 세 번째 줄 맨 끝 좌석에 털썩 몸을 던져 넣고 정성일씨의 이야기를 듣는다. 내가 보지도 않은 영화에 대한 긴 이야기. 그 이야기의 시작은 끌레르몽 페랑에서의 운명적인 만남. 그가 20년 전 어느 작은 프랑스 마을에서 맡았던 새벽 공기의 느낌을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의 <뱀파이어> 예찬은 처음 그 영화를 관람하던 당시의 아릿한 마음 속의 동요 때문이 아니었을까 의심하는 찰나, 정성일씨도 스스로 그런 의심을 가졌었다고 밝힌다. 그리고 나는 평일 밤 늦은 시각 시네마테크 객석에 앉아 정성일씨의 표현 하나하나를 유심히 듣고 있는 상영관 안의 모든 사람들을 의심한다. 앞 쪽으로 반가운 뒷통수들이 몇 보인다. 졸음이 쏟아진다. 
  10시 반. 아직 이야기는 한창이나 자리에서 일어난다. 비가 그쳤다. 
  시네마테크 앞 공터, 인사동이 바라보이는 자리에서 누군가 혼자 담배를 태우고 있다.
  
  오늘은 <어느 사기꾼의 이야기>를 보러 갈 것이다. 역시 상영이 끝난 후 정성일씨의 씨네토크가 예정되어 있다. 끝까지 듣고 올 수 있을 것 같다. 반가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진눈깨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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