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iohead for Haiti
radiohead 2010. 1. 26. 22:35 |
"Where are you now when I need you."
20100116 토요일 이른 아침, 얼어붙은 한강 풍경 기록하기.
올 겨울 가장 많이 들은 앨범은 키스 잘 하시는 분의 [The Melody at Night, with You], 그리고 류이치 사카모토의 [Playing the Piano]. 하얀 벌판 위에서 찬 바람 맞으며 듣고 있으면 참 좋은 곡들이다. Alva Noto와 류이치 사카모토가 함께 만든 음악도 좋고.
추운 날씨 탓에 서둘러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듣고 있었다. 얼마 전 <한 변호사의 고백과 증언>이란 자서전을 내신 한승헌 변호사와의 인터뷰. 아나운서를 꿈꾸었던 지방대 정치학과 학생이 궁여지책으로 "사법시험의 치맛자락을 붙들어" 법조계로 들어선 뒤 존경받는 인권변호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들...
손석희 / 진행: 반공법 위반 혐의로 8년 동안 변호사 자격 정지를 받으셨고 또 이쪽 전문변호사로 활약하시면서 자신도 반공법 위반으로 두 차례나 옥살이를 하셨고...
한승헌 / 변호사: 나를 이렇게 반공법 전문변호사라고 했습니다. 하도 그런 사건만 맡으니까. 반공법 전문변호사가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이 되고 보니까 스스로 생각해도 이건 한강에 무슨 수상안전원이 물에 빠져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첫 번째는 1975년에 전에 제가 썼던 사형비판을 내용으로 하는 에세이 한편을 반공법으로 문제 삼아서 제가 구속이 됐습니다. 그때는 뭐 아홉 달이지만 춘하추동...
그렇게 흥미로운 인터뷰를 들으며 집으로 들어가던 길,
신문가판대에서 막 나온 씨네21 표지를 보고 그대로 얼어붙어 서 있었네.
"아듀, 에릭 로메르. (1920.3.20 ~ 2010.1.11)"
1) 아이폰으로 갈아탄 후 한참을 그대로 사용하다가, 이제서야 탈옥을 하고 테마를 바꿔보는 등 한창 아이폰 꾸미기에 빠져 있는 중. 지금 아이폰 배경화면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Los amantes del Círculo Polar>(1998)의 레어 포스터. 배경화면 만드는 재미가 쏠쏠하네...
2) 회사가 상암동 E&M센터로 이사한지 벌써 한 달. 출근할 때 한강을 바라보는 것 외에 작은 기쁨이 하나 더 생겼다. 회사에 도착해 12층 내 자리에 앉으면 책상너머 앞 쪽 커다란 창 밖으로 꽤 근사한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사실. 조만간 카메라를 챙겨가서 일출 장면을 찍어봐야 겠다. 점점 일출시간이 빨라지니 서둘러야 겠네...
3) 어제 점심을 먹으러 팀원들과 함께 누리꿈스퀘어 지하로 내려갔을 때 홍세화 선생님을 봤다. 뭔가 두리번거리는 모습이셨는데 워낙 순식간이었고, 팀원들과 같이 얘기하면서 이동 중이어서 간단히 인사라도 할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지리한 일상 한 가운데에서의 예상치 못한 마주침. 여운이 꽤 길게 남았다. 그냥 이런저런 생각들이...
4) 매주 월요일 저녁, 최수환 선생님의 사운드아트워크샵 수업을 듣고 있다. 일주일 중에 가장 즐거운 순간. 마음 깊숙한 곳의 무엇인가가 꿈틀거린다. 홍대쪽으로 아지트를 옮긴 영화세미나에도 다시 나가고 있다. 지난주부터 들뢰즈 [운동-이미지]를 함께 읽고 있는 중. 여전히 높은 산. 들뢰즈 신봉자는 아니지만, 마치 문학작품을 읽듯이 즐겁게- [창조적 진화]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었다는 사실이...
5) 말끝을 흐리지 말아야 한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좋지 않은 습관이다.